재용이 열흘 후에 미국으로 이사를 가길래 그 전에 고기나 구워 먹자 해서 금-토 펜션으로 고고싱~
퇴근 후에 출발 했는데, 차도 안 밀리고 새로 생긴 서울-춘천 고속도로 덕에 예상 보다 훨씬 일찍 펜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남자 셋이 펜션 가는 일은 드물 터인지라 펜션 주인 아줌마의 의외란 반응... ^^;;
그릴 옆에 정욱 밖에 안 나왔군.
등심에 약간의 채끝, 부채살... 고기가 아주 맛있었다. 무엇 보다 평소 보다 호사스런 와인 시리즈로 입이 즐거웠다. 시작은 피노 누아 '루이 자도'. 전에 맛 보았을 때는 보르도+고기 후에 먹어서 제 맛을 못 느꼈으나 이 번엔 시작을 이 놈으로 해서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듯 - 지난 번에 느낀 것 과는 달리 아주 맛있었다. 반 병을 샐러드와 비우고 고기를 굽기 시작.
바비큐와 먹은 와인은 먼저 '샤토 딸보'와 이어서 '로버트 몬다비 나파벨리 카베르네 소비뇽'. 둘 다 2006년 산인데 딸보는 2006이 그닥 좋은 빈티지는 아니고 몬다비는 빈티지 따지지 않는 캘리포냐 와인. 둘 다 아마 카베르네에 멜롯, 프랑 블렌딩이라 맛도 비슷하고 균형도 다 잘 잡혀 있다. 맛의 성향은 둘이 아주 아주 비슷한 듯 하고, 차이가 있다면 몬다비가 좀 더 진한 맛이랄까... 딸보에 비해 약간 더 묵직하고 스모키 하다 - 강한 부케. 둘 다 훌륭한데 난 육류와 먹기는 몬다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마지막에 다시 반 병 남은 루이자도로 마무리 했는데, 역시나 맛이 강한 음식과 와인 뒤에 먹으니 지난 번 처럼 맛이 별로로 느껴지더군... 피노누아는 깔끔한 입으로 가벼운 음식과 먹어야 제 맛일 듯 싶다.
맥주와 새우로 입가심 하고... 침 튀기며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한시쯤 잠자리로... 여하튼... 오래간 만에 친구들하고 셋이서만 이런 곳에 와서 바비큐 해 먹으며 와인을 즐기니 여유롭고 좋았다.
토요일 아침, 펜션을 배경으로 한 방. 펜션은 조용하고 한갓지긴 했는데 근처에 축사가 있는지 소똥 냄새가 나서 낙제. ㅡ.ㅡ;;
토요일은 늦잠을 자고... 날이 찌뿌둥 해서인지 숙취에 고생 하고. ㅡ.ㅡ;;
양수리에서 해장국을 맛나게 사 먹고 (맘에 들어 뵈는 해장국 집 찾아 좀 헤매다가 양수리 까지 갔다. 이름이 무슨 콩나물국밥 집이었는데 선지해장국도 맛나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비 내리는 낮의 여유를 즐겨볼까 하고 서종면의 '갤러리 서종'에를 들렀다.
갤러리 서종은 양수리 위의 서종면 문호리인가에 있는 작은 개인 갤러리. 입장료 받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주인아저씨가 공짜로 커피 까지 끓여 줬다. 아마 미술가 부부가 하는 갤러리인가 그렇게 알고 있다.
정원도 있고...
뒤 뜰 개울가도 멋지다. 단풍도 멋지게 들었다.
이렇게 차 마실 수 있는 공간들도 몇 군데 두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1층이나 2층의 테라스에서 차를 마시면 더 좋을 듯.
2층 테라스에서...
재용, 정욱이 찍은 사진
차도 그냥 주시더라...
노출콘크리트 건물에 담쟁이들이 잘 자라서 가을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중에 나이 들면 양평에 이렇게 집 짓고 살아야지. ^^
적당히 운치 있게 쉬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건대입구로 장소 이동. 아주 오래간 만에 간 건대는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캠퍼스 안에도 건물이 많이 생기고, 캠퍼스 밖에도 건물이 많이 생기고... - 롯데 스타씨티...라...
재용 wife JJ와 합류하여 찾은 스타씨티의 어떤 빵+찻집. 뭐 그냥 비싸다... ㅡ.ㅡ;;
비가 계속 와서 건대 캠퍼스는 사진에 담지 못해 좀 아쉬웠다. 가을 분위기 물씬 나는게 여유롭고 좋더만... 간만에 일감호 주변도 거닐어 봤다. 역시 학교 캠퍼스는 좋다. 요즘 학교 다니는 애들은 왠지 즐거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
건대 앞 '우마이도'에서 라면에 사리 추가, 교자 까지 먹고서 예약해 둔 연주회를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
간만에 찾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옛날에 셋이서 연주회 보러 종종 다니곤 했다. 그래서 재용 가기 전에 역시 셋이 연주회나 함 보자고 해서 찾아보니, 마침 '바흐 페스티벌'이라 해서 요즘 바하 연주를 줄곧 하더라 - 우리 셋은 모두 바하 팬~
그 연주 마지막 날로 정격연주의 대가라 불리는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이 이끄는 '게힝어 칸토라이' 합창단과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있었다.
프로그램은...
(1) G.F. Handel - <여호와께서 내 주께 이르시기를>(Dixit Dominus) HWV 232
(2) J.S. Bach - 칸타타 BWV 12 <울며, 탄식하며, 근심하며, 두려워하도다>
(3) J.S. Bach - 모테트 BWV 227 <예수는 나의 기쁨>
(4) J.S. Bach - 마니피카트 BWV 243
인터미션 이후의 모테트와 마니피캇은 모두 나한테 있는 앨범들. 마그니피캇은 그닥 많이 듣질 않아서 귀에 익지 않았으나 모테트는 좋아해서 자주 듣던 음악.
연주는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셋이 같이 연주회 간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급하게 표 구해서 별 정보/생각 없이 갔던 터라... 게다가 수 년 만에 가 보는 클래식 공연인지라 목말라 있던 때문인지, 극강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합창과 기악연주의 호흡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정말 너무 잘 하더라. 재용 표현 대로 "자기들 곡을 연주하는" 느낌 이랄까.
옛날에 합창석에서 빌스마의 무반주첼로조곡을 들었을 때도 그랬는데, 돈 더 주고 좀 더 좋은 자리에서 들을걸 그랬단 생각도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좌석도 가격대 성능비 좋았음.)
여튼... 간만에 귀가 호사를 누렸다. 쩝... 종종 연주회도 가 주고 해야 하는데... 나이 먹을 수록 정말 시간이 어케 흘러 가는지 모르겠다. 삶의 여유도 팍팍해 지고... ㅡ,.ㅡ
이틀간 좋은 곳에서 좋은 분위기에 좋은 음식과 와인... 그리고 좋은 장소들, 좋은 음악회에... 간만에 즐겁게 지냈다. 재용 떠나면 또 셋이 뭉치려면 한참 지나야 하겠네... 뭐 의외로 빨리 볼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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