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샘 by sanjuro

낮과 밤의 뒤바뀜이 점점 심해져 가고 있는 와중에 낮엔 졸립다가 한밤중이 되면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 지는 희안한 증상이 생겨 버렸다. 너무 늦지 않게 자려고 누웠는데도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 속에 소용돌이 치다 보니 신경이 곤두서고 그만 뜬 눈으로 밤을 꼴딱 새 버렸다.

그냥 오늘 자는 거 포기하고 시차 적응하듯 하루 뻐팅기면 오늘 저녁에는 일찍 잘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냥 잠을 안자기로 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또 어질어질 하고 잠이 오네... ㅡ.ㅡ;

간만에 느껴보는 이른 새벽의 기운에 마지막으로 밤샌게 언제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딱 1년 전 오늘 날짜 즈음에도 며칠 밤을 샜다. 그 때는 상암동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열기 위해서 네트워크 작업을 하느라 밤을 샜었는데... 새벽이 오면, 작업이 끝났다는 편안함에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갈 수 있었으니 그걸로 아늑한 느낌이었던 듯. 도저히 졸려서 회사동료 집 근처에 떨궈주고 길가에서 차 세우고 한 숨 자고 일어나서 집에 돌아간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어찌 생각하면 엊그제 같고, 어찌 생각하면 몇년 된 것 같은데, 딱 1년 전 일이군. 그렇게 보면, 정말 사람 일은 어찌될 지 모르는 것도 같다. 그 때 작업하러 가서 먹던 옆 건물의 순두부 찌개가 그립구나.

오늘 하루 안자고 버틸 수 있을까? 그냥 당장 침대로 가서 두어시간 자야 하려나... 밥 하는 것도 귀챤다. ㅡ.ㅡ; 샤워도 48시간 넘게 안했더니 무지 꼬질꼬질한 기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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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otcha 2009/06/25 08:55 # 답글

    골코는 지난 주부터 계속 비가 오락가락...을씨년스러운 날들이예요. 시드니는 쌀쌀한가요? 밤낮이 바뀌는 증상을 즐기는 편인데 학교를 가야하거나 일을 해야 할 경우는 죽음이더라구요. 제 경험에 의하면...사람은 연어처럼 물살을 가르고 올라가도록 설계되지 않아서인지 흐름대로 내버려두다보면 갈데까지 가다가, 폭포를 만나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새로운 뭔가를 만나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 sanjuro 2009/06/25 23:38 #

    안녕하세요 ^^ 아무래도 영하는 아니니 그다지 춥겠냐 방심해서 인지 은근히 으실으실 춥네요. 여기도 비가 오락 가락 구름이 오락 가락 하는 날씨입니다. 요 근 몇 년간 시드니 겨울 날씨가 그렇다네요... 예전엔 늘 화창했다던데. 아마 글로벌 기후변화 영향을 받는 듯.

    이곳에서의 삶이 녹녹치 않네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얻는 것을 아직 마땅히 발견하질 못하다 보니 에너지가 없네요. 잡 구하면 달라지려나... 그나저나 예산도 그렇고, 이래저래 현실적으로 그다지 이 상태로 오래 버팅길 수만은 없을 듯 싶네요. 그래도 하는 데 까진 해 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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